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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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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공영미디어의 리더들이 서울에 모인다. 한 나라의 문화를 어떻게 보존하고, 그것을 어떻게 다음 세대에 전달하며, 세계와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 공영미디어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제 단순한 방송의 영역을 넘어 문화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나는 이 시점에서 광화문을 바라본다.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대한민국에는 세계와 우리 문화를 연결하는 ‘문화 인터페이스’가 있는가. 인터페이스는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는 접점이다. 기술과 인간을 연결하듯, 문화와 세계를 연결하는 접점도 필요하다.
대한민국에는 이미 훌륭한 자산이 있다. 한글이다. 한글은 단순한 문자가 아니다. 우리의 생각과 소리를 기록해온 가장 일상적인 문화이면서,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문자체계를 가진 대한민국의 문화적 자산이다. 그렇다면 한글을 책과 간판 안에만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도시의 공간으로 확장해보면 어떨까.
나는 광화문을 떠올린다. ‘대한민국의 문자광장’이다. 광화문이라는 역사적 공간에 한글을 중심으로 세계의 디자이너와 예술가, 미디어가 모이는 것이다. 한국인이 한글을 설명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인이 한글을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때 광화문은 관광지가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문화 인터페이스가 된다.
과거와 미래가 만나고, 한국과 세계가 만나며, 문자와 디자인, 시민과 미디어가 만난다. 이것은 도시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공영미디어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문화가 오늘의 사람들과 만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과정까지 기록해야 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그랬다. 대한민국은 당시 세계를 향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노래가 있다. ‘손에 손잡고.’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하나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2002년 월드컵에서는 또 다른 장면이 만들어졌다. 붉은악마와 거리의 응원이었다. 사람들은 광장으로 나왔고,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의 거대한 목소리를 만들었다.
그 장면들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의 기록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세계와 만났던 문화적 인터페이스였다. 문제는 이것이다. 우리는 이 경험을 다음 세대의 문화자산으로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2028년 LA올림픽을 바라보면서 나는 조금 더 먼 곳을 생각한다.
선수들의 경기만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와 만나는 문화의 언어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대한민국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면, 그 준비는 개막식을 앞두고 시작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적어도 2년 전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공영미디어가 중심이 되고 지역미디어와 예술가, 디자이너, 시민과 청년이 함께 대한민국의 문화자산을 세계와 연결하는 것이다.
1988 서울올림픽의 기억을 다시 불러내고, ‘손에 손잡고’의 울림을 새롭게 해석하며, 1988 서울올림픽의 기억을 다시 불러내고, ‘손에 손잡고’의 울림을 새롭게 해석하며, 2002년 거리에서 만들어진 응원의 문화를 기록하고, 한글과 음식, 음악과 자연, 지역의 삶까지 하나의 문화지도 안에 담는 것이다.
서울만의 프로젝트일 필요도 없다. 대한민국의 문화는 서울에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포천의 한탄강에도 대한민국의 시간이 있고, 광릉의 숲에도 대한민국의 기억이 있다. 지역의 사람과 마을, 시장과 골목에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생활문화가 있다. 그래서 문화의 인터페이스는 중앙에서 지역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광화문에서 시작해 포천으로, 서울에서 세계로,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것이다. 문화는 저장한다고 보존되는 것이 아니다. 다시 사용될 때 살아난다. 유산 역시 물려받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다시 해석하고, 세계가 다시 만나게 할 때 비로소 미래의 유산이 된다. 세계 공영미디어의 리더들이 서울에 모이는 지금, 대한민국이 던질 질문도 조금 달라졌으면 한다.
‘우리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것을 세계와 어떻게 만나게 할 것인가.’ 나는 그 접점을 대한민국의 문화 인터페이스라고 부르고 싶다. 그리고 그 질문의 첫 번째 무대로 광화문을 상상한다. 그 다음은 전국이다. 나는 포천에서 이 꿈을 꾼다. 한탄강을 바라보고, 광릉수목원의 숲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서울의 광장만이 대한민국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곳곳에 있는 강과 숲, 사람과 마을이 세계와 만나는 순간, 대한민국의 문화지도는 훨씬 넓어진다. 아직은 하나의 제안이다. 그러나 문화의 미래는 언제나 누군가의 작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1988년 서울에서 세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면, 이제는 그 손을 다음 세대와 세계의 미래까지 이어갈 때다.
그 시작을 광화문에서 상상하고, 그 꿈을 포천에서 꾼다. 대한민국의 문화 인터페이스. 나는 이 화두가 지금 서울에 모이는 세계의 공영미디어 리더들에게도 하나의 질문으로 닿기를 바란다. 포천에서, 한탄강과 광릉수목원을 바라보며. 마솔리
<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