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언급한 외국의 성공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지역 고유의 자산을 발견하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문화와 관광⸱ 산업으로 연결했다는 점이다. 전통을 과거에 가두지 않고 오늘의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역사와 음식, 전통문화를 활용하는 여러 지역이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축제와 행사에 치중한 나머지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비슷한 관광상품과 홍보전략으로 지역 고유의 개성을 잃기도 한다.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행정과 관광정책, 그리고 지역 경제가 따로 움직이고, 사업의 성과가 단체장의 임기나 일회성 예산에 좌우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지역 주민은 문화의 주인이면서도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소외되기 쉬우며 주민 참여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지역의 역사와 인물, 전통과 생활문화, 자연환경과 산업의 흔적까지 폭넓게 조사해 고유한 문화자원 목록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중 지역을 가장 잘 상징하는 자원을 선정해 이야기와 체험, 문화길과 특산품, 그리고 교육과 관광으로 연결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향토문화자원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 머물지 않고, 현대인의 감각과 생활에 맞게 재해석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지역신문은 숨은 문화와 인물을 발굴하여 알리며, 지역의 주민과 학교, 문화예술인과 기업이 함께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일회성 행사를 넘어 지역의 소득과 일자리,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지속 가능한 문화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도시의 진정한 경쟁력은 다른 곳을 모방하는 데 있지 않다. 자기 고장이 지닌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미래의 자산으로 키우는 데 있다. 향토문화가 살아나면 지역의 이야기가 살아나고, 그 이야기는 사람과 경제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
이제 향토문화운동은 과거를 보존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고향의 뿌리에서 미래의 가능성을 찾고, 그 가능성을 시민의 행복과 지역의 번영으로 연결해야 한다.
고향의 문화를 지키는 일이 곧 고향의 미래를 만드는 길이다. 향토문화로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지역 경제를 살리며, 다음 세대가 꿈꿀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자.
< 전대수/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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